사진 없는 스파크 4개월 주행소감

SUV만 10년을 타다가 경차로 왔다. 세단은 언제나 운전하면 그 낮은 높이로 인한 시야 문제로 늘 불편했기에

승용차 그것도 경차로 오리라고는 생각 해 본 적도 없었다. 하지만 구형 디젤차의 낮은 연비 덕택에 집안 경제를

생각해야 했고, 낮은 자동차세와 유지비를 고려하여 경차를 선택하게 되었다.

 

모닝의 부드러운 디자인보다는 어딘가 오버스럽고 터프한 맛도 있어 보이는 스파크를 선택했다.

12년형 LT오토 삿포로화이트. 현재 주행거리는 약 4천 킬로. 옵션은 ABS + 원격시동.

 

1.외관

처음 이 차를 접하는 경우는 뒷 문을 어떻게 여는지, 혹은 뒷문이 없는 것 아닌지 착각하는 사람도 꽤 있었다.

이제 이런 디자인의 차량도 흔해졌기 때문에 그런 일은 많이 줄었지만. 스타일은 독특하다.

하지만 어린이들이 승차하기에는 손잡이의 높이가 높아 다소 불편한 면이 있다. 어른의 도움이 필요하다.

전체적으로 전면은 상당히 부풀려져 있고 헤드라이트가 큼직한 편이라 딴에는 경차치고는 당당해 보인다. 아기자기함 보다는

강인함, 우악스러움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해야 할 듯 하다.  뒷모습은 전체적으로 조화가 잘 되어 있다고 생각되며, 다만 하이마운티드 스톱램프 (윗쪽에 위치한 정지등)의 경우 운전 시 룸미러로 보면 상단 시야를 좀 가리는 편이라 아쉽다. 좀 더 높이거나 아예 크기를 확 줄여버리는 게 더 나을 것 같다.

휠은 15인치 알로이휠인데 디자인은 극히 평범하다. 휠 디자인에 있어서는 모닝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경차의 차체 크기나 엔진을 생각하면 15인치는 과하다고 생각된다. 코너링에는 장점이 되겠지만, 연비나 경제성을 고려하면 사치라 본다.

차량의 전고는 올뉴모닝보다 약간 높은 편이며 차폭 등 기본 크기는 거의 비슷하다. 모닝처럼 와이퍼노즐이 보닛 안 쪽으로 위치해 있다면 외관의 완성도가 더 높았을 것이다.

 

2. 내장

전체적으로 스크래치가 나기 쉬운 플라스틱소재를 써서 좋은 점수는 주기 어렵다. 하지만 경차라는 클래스를 감안하면 전체적인 질감이 싼 티가 난다거나 하는 수준은 아니다. 모터사이클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계기판은 그다지 시인성에서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들다. 특히 타코미터가 아날로그가 아닌 디지털인데 그다지 세련된 맛도 없다. 연료게이지도 초반 약 100km 주행 시 까지는 좀처럼 떨어지지 않다가 갑자기 확 떨어지는 편이라 신뢰도도 떨어진다. 하지만 아이스블루 컬러의 조명은 은은하고 시원한 느낌을 준다.

수납공간은 경차의 작은 차체를 생각하면 부족하다고 느낄 정도는 아니다. 이곳저곳에 수납공간이 배치되어 있는데, 트렁크는 마감도 부실하고 상당히 좁은 편이다. 특히 트렁크와 실내조명은 최악의 점수를 받아 마땅하다. 원가절감을 심하게 한 티가 역력하다. 물론 경차라는 클래스를 생각하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경쟁차량에 비해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스파크가 가장 많이 지적받는 부분은 풋레스트가 없어 왼 발을 두기가 애매하다는 점이다. 이후 모델에서는 개선되기를 바래야 겠다. 시트의 경우는 착좌감은 괜찮은 편이고 1열의 경우 충분히 넉넉하다. 2열은 경차 이상의 것을 기대할 수는 없는 수준이다. 2열은 6:4 분할폴딩을 지원하여 짐을 추가로 싣기 위해 요긴하지만, 시트 각도가 장거리 운행 시에는 다소 피로할 수 있다. 클래스를 감안하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어쨌든 편안하다고 하기는 좀 그렇다.

허술한 옵션이나 계기판의 단수가 표기되지 않는 오토미션은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 초보운전자의 경우 미션의 단수가 어디에 위치해 있는 지 혼동을 야기할 수 있다. 와이퍼를 작동 시 인터벌을 임의로 설정할 수 있는 기능이 없고 도어록이 실내에 스위치가 없는 점은 역시나 아쉽다. 최소한 ECM룸미러나 도어록스위치, 와이퍼 인터벌 조정기능 정도는 있었어야 한다고 본다.

 

3. 주행

스파크는 가솔린 기준 엔진출력 70마력/6400rpm, 토크는 9.4kg/4800rpm으로, 그냥 경차 수준의 엔진이다. 미션은 4단 오토미션 혹은 수동을 선택 가능하다. 레이처럼 터보차저를 장착한 모델 혹은 엔진을 다운사이징해서 좀 더 소 배기량의 디젤엔진이 출시되면 대박을 칠 것 같은데. 쉐보레의 스타일 상 그럴 것 같지는 않다. 원격시동 옵션은 그런대로 유용하여, 공회전을 좀 걸어 두었다가 승차 후 바로 출발할 수 있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시동 걸었을 때 공회전 시의 소음은 조용한 편이며, 진동도 거의 없다.

스파크 엔진은 고rpm에서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셋팅이다. 덕분에 초반 반응은 민첩하지는 않다. 하지만 경차가 막 밟으라고 만든 차는 아니므로, 조금 더 느긋하게 운전 할 필요가 있다. 다만 도심 흐름을 쫓아가기 위해서라면 다소 꾹 밟아주면 그런대로 잘 쫓아간다. 물론 연비는 희생해야 하겠지만. 80km 내외까지는 쾌적하고,  100km를 넘어가면 소음이 급속도로 증가한다. 다만 기아 차량들과 달리 MDPS가 아닌 유압식 파워스티어링을 고수한 덕에, 핸들링은 고속 주행 시에도 안정적이고 만족스럽다. 서스펜션은 단단한 편이며 과속방지턱을 빨리 지나가면 충격을 완전히 흡수하지 못하고 다소 튕기는 느낌이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차체를 잘 지지해 준다. 스파크의 가장 큰 자랑은 역시 핸들링이라고 본다. 민첩하고 안정적으로 코너를 치고 나간다. 이는 유압식스티어링의 원인도 있겠고, 나름 탄탄한 하체의 원인이 클 것이다. 주행성으로만 따지면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는 차량이다. 고속주행시에도 시끄럽지만 불안하진 않고, 브레이킹도 현대차에 비하면 초반응답성은 덜 예민하지만 그런대로 제동력이 괜찮다. 짧은 차체에 경차로서 실내공간 확보를 위한 높은 전고를 가졌음에도 고속주행이 안정적이라는 것은 대단한 강점이다. 옵션만 좀 덜 허접스러웠어도 판매량은 충분히 더 치고 올라갈 수 있을 차량이라 단언할 수 있다. 경차 특유의 짧은 회전반경에 의한 기동성은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차폭이 짧으니 주차도 용이하다. 다만 A필러가 두꺼워 코너링 시 주의가 필요하며, 후방시야가 그다지 시원하지 않다는 점은 아쉽다.

 

마치며

스파크는 기본기가 탄탄하다. 탄탄한 하체, 안정적 코너링과 핸들링은 매우 큰 장점이다. 하지만 뛰어난 기본기도 중요하지만, 옵션에 민감한 한국 사용자들을 감안한 배려가 아쉬움을 준다. 경차라는 클래스에서 사치스러움을 원하는 것도 웃기지만, 다수가 원하는 상황에서 무시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옵션의 경쟁력을 개선하고 파워트레인을 좀 더 강화한다면 스파크는 물론이고 말리부, 아베오, 알페온 등 여타 지엠 차량들 모두 판매량이 충분히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지금의 지엠의 행보처럼 어이없는 값 올리기는 지양해야 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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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스탁서 2012.12.07 23:0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캬 정말....죽이는 글입니다.완벽하다 할정도의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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