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없는 그랜저 HG240 주행기

1986년 경 등장한 각그랜저는 미쯔비시 데보네어로 출시 된 일본에서는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으나 한국에서는 아저씨들의 로망, 부의 상징으로 인식 되며 뉴그랜저, XG, TG, HG까지 럭셔리세단의 대명사로 꾸준히 인기를 끌어 왔다. 현재는 기사 따로 둔 사장님들의 쇼퍼드리븐 차량에서 직접 운행하는 오너드리븐 차량으로 그 이미지가 다소 낮아졌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중/대형 세단의 하나로 불리기에는 손색이 없다고 본다. 그 중 5세대에 해당하는 현재의 HG 중 240트림을 구입하게 되어 현재까지 운행 및 이용 한 소감을 적는다. 추가 한 옵션은 순정 네비+12스피커가 전부.

 

 

 

외관
현대에서 열심히 밀고 있는 플루이딕스컬프처의 영향 때문인지 기존 세대의 그랜저들에 비해 젊어진 느낌이다. 하지만 최초의 플루이딕스컬프처 도입 모델인 쏘나타에 비하면 부담스러운 면은 적다. 중후한 멋은 예전 세대들에 대해 덜하다고 생각 되지만, 소유한 운전자들의 연령대도 점차 낮아진 탓인지 측면에서 보면 좀 더 공격적인 스타일로 세련된 맛이 있고 스포티한 주행감각을 갖춘 차량의 이미지도 함께 느껴진다. 이는 기존 TG대비 2센치 정도 낮아 진 전고의 탓도 있는 것 같다. 좀 더 주행성에 초점을 맞춘 느낌이랄지. 전체적으로 기존 그랜저들과 비교하면 길고 넓고 납작하다. 전장은 TG와 동일한 4910mm이지만 전폭이 1850 -> 1860mm로 10mm 넓어졌고 이는 예전 대형suv인 테라칸과 동일한 전폭으로, 덕분에 실내에서 좀 더 여유가 생기는 장점이 있는 한 편, 주차라인이 좁은 곳에서는 다소 주차에 불편한 점도 있다. 휠 및 타이어는 P225/55R17 로 상위트림에 비해서는 작지만, 차체와 비교했을 때 딱히 안 어울리는 느낌은 들지 않으며 순정 휠도 현기차의 휠은 그런대로 세련된 편이라 실속파 오너라면 굳이 휠을 교체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전면의 그릴 디자인은 흰수염고래를 연상시키는 면이 있지만 기존 연식의 모델에 비해서는 다소 얌전해 졌다고 본다.

 

 

 

실내
디자인 특성 상 전/후방시야가 좋지 않은 점은 아쉽다. 특히 후방시야는 뒤 돌아서 바라보면 상당히 거슥하다. 그렇지만 후방카메라가 기본사양으로 채택되어 있다는 점은 다행스러운 일로, 네비를 장착하지 않더라도 기본제공된다. 화질은 만족스러운 편이고, 후진 전환 시 응답성도 신속하다.

 

본인이 비록 쉐슬람이지만 내가 쉐보레차를 살 지언정 남들에게 굳이 쉐보레 차량을 추천하지는 않는 이유 중 하나가 현기차에 비해 실내를 못 뽑아내기 때문인데, 이는 그랜저에도 예외가 아니다. 분명 전고가 낮아져서 상식적으로 보면 헤드룸에 여유가 적어지고 차량 천장에 머리를 대일 확률도 높아져야 하겠지만, 광활하다는 표현 밖에는 딱히 할 말이 없다. 이를 쿠킹호일 차체 즉 얇은 철판을 써서 그렇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어쨌든 실내 넓이 가지고 불평할 사람은 없다고 본다. 시트 착좌감도 나쁘지 않으며, 레그룸도 충분히 여유가 있어 1열 2열 승차자 모두 편안하게 탑승할 수 있다.

 

전반적인 센터페시아 및 실내의 느낌은 깔끔하다. 우드그레인으로 떡칠해서 오히려 부담스럽기만 하던 예전 세대 차량들에 비해 젊어지고 세련되게 바뀌었다. 개인적으로는 우드보다는 메탈이나 블랙을 선호해서 이런 디자인이 더 좋다. 또한 중형 이하 하위모델들이 값싸고 딱딱한 재질의 플라스틱으로 발라져서 사진과 실물의 괴리로 짜증을 유발하는 점에 비춰볼 때 질감도 괜찮다고 본다. 다만 핸들의 디자인이나 버튼배열이 그렇게 편하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버튼이 이것저것 많고 직관적이지 않은 느낌. 오디오볼륨을 쉐보레 차량들처럼 핸들 측면이나 약간 후면으로 돌리는 등 전면디자인을 개선하는 것도 검토해 볼만 하지 않을까 싶다. 차량 곳곳에는 콘솔박스 등을 비롯한 여러 곳에 수납공간이 배치되어 있는데, 넓이/깊이 모두 충분하다. 트렁크 또한 넓으니 패밀리세단으로서 그 역할을 다 하는 데 부족함이 없을 듯 하다.

 

계기판은 수퍼비전클러스터를 추가하지 않은 경우 단색 위주로 디스플레이 되지만 시인성이나 제공되는 정보는 큰 불편이 없으며, 다만 수퍼비전의 경우 네비게이션과 연동되어 좀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수퍼비전이든 일반이든 전조등을 켜지 않더라도 주/야간 상시점등 된다.  

운전석은 럼버서포트 (요추받침)이 적용되어 장거리 운행 시 허리의 부담을 줄여준다. 허리를 받쳐주니 확실히 좀 더 피로가 적게 운행할 수 있다. 시트의 전반적인 느낌은 소프트하다기보다는 다소 단단하다고 보이는데, 1~2세대 전의 현대차에 비하면 다소 이질감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실제 운행 시에는 단단한 시트가 더 좋다고 본다.

 

전체적인 조작은 이것저것 많이도 달리다보니 버튼도 많고 조작할 것도 많다. 덕분에 다소 센터페시아가 산만하게 느껴지는 측면도 있는데, 이후에는 공조기의 온도조절 버튼 등 다이얼로 전환이 가능한 부분은 다이얼로 돌려서 직관성과 단순화를 추구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비상등 버튼 위치가 다소 아래에 있고 크기가 작다는 것은 아쉽다. 2열의 경우 센터콘솔에서 오디오 및 디스플레이화면을 조작가능한 데, 개인적으로는 아이들의 잘못된 조작이나 2열 승차자의 작동 실수를 예방하기 위해 조작부 상단에 슬라이딩 커버를 추가하는 것은 어떨까 싶기도 하다.

 

어쨌든 실내는 그 넓이 하나 만으로도 모든 단점이 상쇄될 정도로 충분히 넓다고 본다. 센터페시아의 직관성을 개선하여 조작성만 좀 더 갖춘다면 금상첨화일 것 같다.

 


옵션
추가옵션을 네비+12스피커만 장착했지만 전동조절시트나 열선핸들 등 외에 TPMS (타이어공기압관리), VSM, 터질지는 잘 모르겠지만 무릎에어백까지 포함 된 9에어백 등 어지간한 건 다 달려 있으니 따로 더 달 것도 없다. 옵션은 딱히 신경 쓸 부분이 없어 보인다. 굳이 따진다면 파노라마선루프나 통풍시트 등 추가옵션을 더 장착할 사람은 달면 되겠다. 굳이 아쉬운 옵션이 하나 있다면 트라제XG에도 있던 레인센싱 와이퍼가 330에서만 기본제공된다는 점이다. 어중간한 비가 올 때 최상의 옵션이라 이 옵션의 부재가 못내 아쉬웠다. 

네비게이션은 16GB SD카드로 업데이트하는 방식인데, 맵피/지니의 엠엔소프트 원도를 사용하여 기본 도로정보 등은 그런대로 우수하다. TPEG기능도 제공한다. 지도 업데이트 하는 방식도 맵피나 지니처럼 별도의 스마트업데이터를 통해서 업데이트 받는다. 전체적인 성능은 순정네비로도 큰 불편함이 없다. 다만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몇가지 있었다. 어차피 같은 원도를 쓸 거면 현기차 입장에선 그냥 지니나 맵피 중 하나 가져와서 써도 될 거 같은데. 이렇게 맵 종류를 단편화시켜버려서 오히려 관리비용이 더 들지 않을까 싶은 오지랍 섞인 걱정도 들었다. UI도 직관적이지 못하고 상당히 불편하게 느껴진다.

 

- 지도업데이트를 PC를 통해 다운받고 나면 일반 사제네비는 그걸로 땡인데, 순정은 시동켜고 30여분을 다시 차량에서 업데이트를 실시해야 함. 왜 하는 지 전혀 이해 불가  

- 검색버튼을 눌러 검색하면, 교통정보를 수신하지 않은/수신 중인 상태에서는 교통조건으로 (TPEG수신) 검색버튼을 아예 누를 수 없음.  교통정보수신이 안 되는 지역이라면 어차피 네비 자체적으로 추천모드로 지가 알아서 전환해서 안내하게 될 텐데, 왜 활성화도 안 되게 해 놓는지 이해 불가

 


실제 주행
240트림은 201마력/토크 25.5kg·m의 세타2 2400cc GDI 엔진을 장착했다. 쏘나타 2.4와 동일한 엔진으로, 상위 트림인 300은 270마력/31.6kg·m로 240이 스펙이 확실히 딸리지만, 실제 주행영역에서 그다지 부족한 점은 없다. 굳이 아쉬운 점이라면 상위는 6기통인데 240은 4기통이라는 점. 덕분에 진동/소음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하지만 실제 타 보면 이론상 취약하다는 것이지 큰 아쉬움을 주지는 않는다.

 

스타트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면 GDI 특유의 갤갤거리는 소리가 나지만, 방음으로 잘 억제하고 있어 그다지 거슬리지는 않는다. 출발 후 속도를 끌어올릴 때도 6단미션의 변속 충격은 크지 않고 부드럽게 가속된다. 추월을 위하여 킥다운을 시도하거나, 가속을 높일 때도 힘에 부쳐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최소한 제일 낮은 배기량의 그랜저이지만 힘 딸린다는 소리는 하지 않을 것 같다. 차체가 넓고 낮으니 코너링 시에 여유롭게 돌아주고, 승차감이 너무 흐물거리지도 너무 하드하지도 않아 만족스럽다. 다만 현대차가 늘 지적받는 것이 제동성능인데, 초기에는 민감하지만 뒤로 갈 수록 헐떡거리는 것 같아 상당히 거슬린다. 이제 '잘 가는' 것은 현기차도 R엔진 등 걸출한 엔진들을 내놓으면서 어느 정도 인정을 받고 있으니 브레이킹에도 좀 신경 썼으면 하는 바램이다. 잘 가는 것보다 잘 서는 것이 더 중요하고 안전에 연관되니 말이다.

 

트립컴퓨터는 실시간 연비를 제공하는데, 2000~2500rpm 사이에서 주행 유지 시 믿거나 말거나지만 높은 연비로 확확 치고 올라간다. ECO를 켜지 않더라도 100~120km/h 주행 시 2000~2500rpm 사이를 유지하면 트립컴퓨터의 평균연비도 꾸준히 올라가 주는데, 뻥연비인지까지 테스트는 안 해 보았지만 일단 13.2 까지는 올려 봤다. 차량의 크기를 감안하면 뻥연비를 어느 정도 감안하더라도 나쁜 연비라고 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아쉬운 점은 역시 MDPS (전동식 파워스티어링)의 이질감인데, 저속에서의 가벼움은 경차(스파크) 핸들보다도 훨씬 가볍다. 흐물흐물 돌리는 그 느낌은 상당히 낯설었다. 차량을 몬다기 보다는 마치 예전 아우트런 같은 구형게임기 핸들 돌리는 느낌이랄지. 고속 주행시에도 가벼운 느낌이 들어 기존 유압식 스티어링에 길들여진 본인같은 사람에게는 적응 초창기에는 불안감을 줄 수 있는 면이 아쉬웠다. 하지만 이는 여성운전자들의 주차나 주행 시에 부담을 덜어주는 측면에서는 나쁘다고 볼 수 만은 없는 면도 있다. 특히 주차시에는 손에 힘 들어 갈 일이 없다. 경쟁사들도 연비 등 장점 때문에 전동식 스티어링을 갖춘 차량이 많은데 유독 현기차의 MDPS가 늘 핸들감각에 대해 지적을 많이 받는 것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소리이니 (그나마 초기 MDPS장착 차량들에 비해서는 나아지고 있지만) 아무쪼록 좀 더 개선되길 바란다.

 


결론
GOOD : 있어야 할 건 있고 없을 건 없는 다채로운 기본 탑재 옵션. 광활한 실내. 경쟁차량들 대비 가격경쟁력 확보
BAD : 명불허전 MDPS. 부족한 제동력. 다소 직관성이 떨어지는 계기반

 

그랜저 HG240은 그랜저 중에서는 깡통이지만 부족할 것이 없는 기본기를 갖고 있다. 뽀대면 뽀대, 실내면 실내, 옵션이면 옵션, 한국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 (쿠킹호일의 비아냥은 역시 피해갈 수 없지만) 부족함이 없는 차량이다. 또한 3012만원의 차량 가격은 쏘나타나 I40 최상위 트림을 노리는 오너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수준으로, 굳이 하위 레벨의 차량을 최고급 사양을 달 바에는 그랜저가 더 나을 것으로 보인다. 본인은 앞서 말했듯 쉐슬람이지만 최소한 이 가격대에서는 경쟁자가 없다고 보이며, 앞에 지적한 BAD 만 좀 더 개선한다면 딱히 더 바랄 것도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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